뱀부랩 P2S 실구매 후기 — 한 달 써보고 정리한 장단점
뱀부랩 P2S
뱀부랩 P2S 실구매 후기 — 한 달 써보고 정리한 장단점
3D프린터 후기 글을 검색하면 대부분 이렇습니다.
“좋아요. 빠릅니다. 추천합니다.”
읽고 나도 아무것도 안 남습니다. 정작 궁금한 건 “내가 쓰면 어디서 막힐까” 인데, 그걸 말해주는 글이 없습니다.
그래서 P2S를 들여놓고 한 달간 거의 매일 돌려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저희는 이 장비를 파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단점을 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르고 샀다가 실망하면 그 뒷감당은 결국 저희 몫이니까요.
장점부터 쓰고, 단점은 더 길게 쓰겠습니다.
어떤 조건으로 썼나
후기는 사용 조건을 밝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 기간 — 약 한 달, 주 5~6일 가동
- 소재 — PLA 위주, PETG와 ABS 일부, 카본 혼합재 소량
- 출력물 — 부품 시제품, 지그, 거치대, 테스트용 조형물, 다색 소품
- 구성 — AMS 연결 상태로 다색 출력 병행
- 환경 — 실내, 일반 사무 공간
취미로 주말에만 돌리시는 분과는 체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좋았던 점
① 설정을 만질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게 가장 크게 체감된 부분입니다.
예전 장비들은 필라멘트 브랜드를 바꿀 때마다 유량값을 잡고 테스트 조각을 뽑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P2S는 자동 유량 보정이 들어가 있어서 이 작업이 사라졌습니다. 소재를 바꿔 꽂고 그냥 뽑으면 됩니다.
베드 레벨링도 자동입니다. “레벨링이 틀어져서 안 붙는다”는 고전적인 문제를 한 달간 한 번도 겪지 않았습니다.
초보자에게 의미가 큽니다. 3D프린팅을 배우겠다고 시작했다가 기계 세팅만 배우다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그 구간이 통째로 빠집니다.
② 냉각 제어가 확실히 다릅니다
능동 에어플로우 시스템이 들어갔습니다. 상위 H2D 계열에서 내려온 기능이죠.
PLA는 빨리 식혀야 하고 ABS는 천천히 식혀야 합니다. 이걸 소재와 구간에 따라 알아서 조절합니다. 오버행 구간이나 얇은 기둥 같은 까다로운 형상에서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건 각도가 애매해서 서포트를 넣어야겠다” 싶던 구간이 서포트 없이 그냥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③ 압출이 밀리지 않습니다
DynaSense 익스트루더가 8.5kg의 압출력을 냅니다. 서보 모터 기반이라 밀어내는 힘을 실시간으로 조절합니다.
고속으로 뽑을 때 압출이 못 따라가서 표면이 비는 현상이 있는데, 그 빈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큰 면적을 빠르게 채울 때 표면이 균일하게 나옵니다.
④ 밀폐 챔버 — ABS·ASA가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개방형 장비로 ABS를 뽑아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모서리가 들리고 갈라지고,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P2S는 챔버가 막혀 있어서 온도가 유지됩니다. 큰 ABS 부품도 수축 없이 나옵니다. 야외용 부품, 열 받는 부품, 차량용 부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이게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카본 혼합 소재도 잘 나옵니다. 다만 이건 뒤에서 주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⑤ 원격 모니터링이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풀HD 카메라로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확인이 됩니다.
밤새 돌리는 작업이 많으면 이게 편의 기능이 아니라 필수 기능입니다. 자다 깨서 확인하고, 실패한 게 보이면 원격으로 중지시킵니다. 아침에 와서 12시간짜리가 3시간째부터 망가져 있는 걸 발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⑥ 소음이 생각보다 낮습니다
밀폐 구조라 소음이 상당히 잡힙니다. 사무 공간에 두고 일하면서 돌려도 대화에 방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무소음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단점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쉬운 점 — 여기가 중요합니다
① 출력 사이즈가 안 커졌습니다
256 × 256 × 256mm입니다. P1S와 같습니다.
“신형이니까 더 크겠지” 하고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P2S는 같은 크기를 더 잘 뽑는 장비이지 더 크게 뽑는 장비가 아닙니다.
한 달 쓰면서 이 크기가 답답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헬멧, 큰 케이스, 긴 부품은 분할해야 합니다. 분할 자체는 어려운 작업이 아니지만, 접합면 처리라는 공정이 하나 늘어납니다.
큰 걸 뽑는 게 목적이면 이 모델이 아닙니다. 상위 라인을 보셔야 합니다.
② 여름철 PLA — 밀폐형의 역설
밀폐 챔버는 ABS에는 축복이지만 PLA에는 부담입니다.
챔버 온도가 올라가면 PLA가 물러집니다. 긴 출력 후반부에 표면이 지저분해지거나, 심하면 노즐 쪽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여름철에 특히 그렇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PLA를 길게 뽑을 땐 상단 커버를 열거나 도어를 살짝 열어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좀 아이러니합니다. 밀폐형을 사놓고 열고 쓰는 거니까요.
밀폐형 장비의 구조적 특성이고 P2S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밀폐형이니까 무조건 좋다”는 생각으로 사시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PLA만 쓰실 거면 개방형 A 시리즈가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③ AMS 다색 출력 — 재료가 생각보다 많이 버려집니다
색을 바꿀 때마다 노즐 안의 이전 색을 비워냅니다. 그 조각들이 쌓입니다.
색 전환이 잦은 모델은 완성품보다 버려지는 양이 더 많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건 과장이 아닙니다.
여기에 출력 시간도 늘어납니다. 단색으로 5시간이면 끝날 모델이 다색으로 15시간이 되는 건 흔한 일입니다. 색 교체가 레이어마다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다색 출력은 정말 필요할 때만 쓰시는 게 맞습니다. 색 하나 넣자고 재료를 잔뜩 버리는 것보다 단색으로 뽑고 부분 도색하는 게 싼 경우가 많습니다.
④ 소음 — 조용하지만 무소음은 아닙니다
밀폐 구조로 많이 잡혔지만, 고속 구간에서는 팬 소리와 구동 소리가 납니다.
침실에 두고 자면서 돌릴 수준은 아닙니다. 거실이나 작업실, 사무실 정도가 적당합니다. 아파트에서 밤에 돌리시려면 놓는 위치를 한 번 더 고민하셔야 합니다.
바닥에서 오는 진동도 있습니다. 흔들리는 책상 위에 올리면 소음이 배가됩니다. 튼튼한 받침이 중요합니다.
⑤ 카본 소재를 쓰려면 노즐을 바꿔야 합니다
밀폐형이라 카본 혼합재를 다룰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여기 조건이 붙습니다.
카본·유리섬유 소재는 노즐 내부를 갈아냅니다. 황동 노즐로 돌리면 수십 시간 만에 구멍이 커집니다. 출력물 치수가 안 맞기 시작하고 표면이 지저분해집니다.
경화강 노즐로 바꿔야 하고, 이건 추가 비용입니다. 카본을 상시로 쓰실 계획이면 구매 단계에서 노즐 예산을 같이 잡으세요.
⑥ 클라우드 의존도
네트워크와 계정 연동을 전제로 설계된 장비입니다. 편한 만큼 의존하게 됩니다.
오프라인으로도 쓸 수는 있지만 편의 기능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게 됩니다. 폐쇄망 환경이나 보안 규정이 엄격한 기관에서는 도입 전에 이 부분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⑦ 레진급 디테일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FDM의 한계입니다. 노즐 굵기가 곧 정밀도의 한계선입니다.
소형 피규어 얼굴 디테일, 미세 각인 같은 건 광경화 방식(레진)이 유리합니다. P2S가 못하는 게 아니라 FDM 전체가 그렇습니다. 이 용도가 주력이면 방향이 다릅니다.
한 달 지나고 생각이 바뀐 것
처음엔 “P1S랑 크기도 같은데 굳이?” 싶었습니다.
한 달 쓰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차이는 스펙표에 안 나옵니다. 실패가 줄어드는 것이 차이입니다.
3D프린팅에서 가장 큰 비용은 필라멘트값도 전기료도 아닙니다. 12시간 돌리고 실패한 출력물입니다. 재료도 날아가고 시간도 날아가고 일정도 밀립니다.
자동 보정이 촘촘하게 들어가고 냉각이 정밀해지면 이 실패율이 내려갑니다. 한 달치로 보면 체감이 확실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실패를 별로 안 겪고 계신 분이라면 업그레이드 이유가 약합니다. 지금 P1S로 만족하고 계시면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한 대로 여러 용도를 두루 써야 하는 분
- ABS, ASA, 카본 소재를 다뤄야 하는 분
- 시제품과 지그를 자주 뽑는 사무실·작업실
- 밤새 돌리고 아침에 결과만 확인하는 운영이 필요한 분
- 3D프린터를 처음 시작하지만 몇 달 뒤에 아쉬워지기 싫은 분
- 기계 세팅보다 결과물에 집중하고 싶은 분
이런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 256mm를 넘는 큰 출력이 주력인 분 → 상위 라인을 보세요
- PLA만 쓰실 분 → 개방형이 더 편하고 저렴합니다
- 소형 피규어 고정밀 출력이 주력인 분 → 레진 장비가 맞습니다
- 침실에 두고 밤새 돌리실 분 → 소음이 있습니다
- 지금 P1S로 불편 없이 잘 쓰고 계신 분 → 굳이 바꾸실 이유가 약합니다
한 달 총평
“잘 나오는 장비”가 아니라 “잘 안 실패하는 장비”입니다.
3D프린터를 오래 다뤄보면 압니다. 잘 나올 때는 어떤 장비든 잘 나옵니다. 차이는 안 될 때 생깁니다.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못 찾고 하루를 날리는 경험이 쌓이면 그때 장비값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P2S는 그 구간을 줄여주는 장비입니다. 대신 출력 사이즈와 밀폐형 특유의 PLA 이슈라는 명확한 제약이 있습니다. 이 둘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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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은 단점 중에 본인 상황에서 걸리는 게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감당할 만한 건지, 다른 모델로 가는 게 나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안 맞는 장비를 파는 건 저희한테도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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